네팔에는 수 많은 트레킹 코스가 있다. 네팔에서의 첫 트레킹이라 예전부터 ABC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코스를 가보고 싶었지만,
한정된 일정으로 진행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겠다 싶어 괜히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빠르면 3일이면 가능한 마르디히말 코스로 일정을 정했다.
경로는 아래와 같다. ( )안은 고도이며, 대략적인 고도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포카라 에서 택시 이용하여 담푸스(1700)에서 하차 --> 피탐 데우랄리를 거쳐 포레스트 캠프(2550)에서 1박
--> 로우캠프 (2970) 를 거쳐 하이캠프 (3550) 에서 1박
--> 마르디히말 뷰포인트 (4200) 찍고 로우캠프를 거쳐 시딩(1700)까지 하산 후 지프를 이용해 포카라로 복귀
이번 글에서는 포레스트 캠프까지의 여정을 기록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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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대로 말하자면 나는 등산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일단은 올라간 당일에 바로 하산하는것은 지금도 좋아하지 않는다. 백패킹 하면서 가끔 산에 가는 것 이외에는 등산 할 일도 거의 없다. 걷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어깨에 짐을 짊어지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내가 왜 등에 짐을 무겁게 지고 무거운 등산화를 신고 하루에 수 만 보 씩 산길을 걷는가를 고민해 본 결과 솔직히 명확하게 이렇다 할 답이 나오지 않는다.
자연 경관이 좋아서? 그럴 수도 있고
아무 생각 없이 속세를 떠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그럴 수도 있고
운동 목적으로? 음.. 그럴 수도 있고
산에서 마시는 술 맛이 좋아서? 음.... 이건 상당히 답에 가까운데.. 아쉽게도 이번 트레킹 중엔 술을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다.
그냥 일상과 도시를 벗어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여튼, 아침 8시30분에 숙소에서 한식 아침으로 든든히 배를 채우고, 동행자 문 군과 같이 이번 트레킹의 들머리인 담푸스까지 택시를 이용해서 이동하기로 한다. 숙소에서 택시를 섭외해 주셨으며, 비용은 2500루피. 문 군과 반씩 냄.
https://youtu.be/J2kGSB6k-cM?si=yhZ5VFeyGm-pqf8U
네팔의 도로 사정을 엿볼 수 있다. 영상 마지막의 마을이 담푸스. 네팔의 차량은 옆 나라 (영국의 영향을 받은)인도의 영향 때문인지 우핸들이다. 핸드폰 영상촬영 기능이 좋긴 좋은지 그렇게 차가 흔들려도 영상은 비교적 편안하게 찍혀서 불편함이 온전히 전해지지 않아 아쉽다.
대충 예상은 했지만 트레킹 내내 날씨가 맑지는 않았다. 날만 흐리면 다행인데 비도 오고, 심지어 이튿날엔 우박까지 경험했다. 맑고 쨍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다양한 기후 속에서 트레킹을 할 수 있다는 것도 괜찮은 경험이라 생각되어 크게 아쉽지는 않았다.



(영상은 가급적 다른 창으로 띄우고 보는 것이 좋다. 4K로 시청 가능)
첫 날의 트레킹 코스는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무난한 수준이었다. 하이캠프까지 울창한 숲길을 따라 트레킹하는 코스라 생소한 초목을 제외하고는 국내 산행이랑 크게 다른 느낌은 들지 않는다. 가끔 경사가 심한 구간이 있고 등산로 옆은 낭떠러지 인 경우가 있어서 어느 정도는 긴장을 하고 걸어야 한다.


트레킹 중간 중간 롯지라고 불리우는 숙박+식당+카페 를 겸한 곳들이 심심치 않게 있어서 식사나 체력적 문제를 감당하기에 큰 문제가 없다. 우리도 중간 중간 쉬면서 식사도 하고 차도 한 잔씩 마시며 그리 힘들지 않게 트레킹을 진행할 수 있었다. 당연히도 고도가 올라갈 수록 모든 것이 조금씩 비싸진다.


세계 여러 곳에서 트레커가 몰리는 네팔이니만큼 대부분의 롯지에서는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 네팔 현지식부터 스파게티나 피자도 있고, 어느 곳에서는 한국식 닭백숙이 가능한 곳도 있다. 그리고 신라면도 대부분의 롯지에서 볼 수 있다. 나는 트레킹 중에는 가급적 쌀밥이 베이스인 식사를 즐겼다. 네팔식 백반이라고 할 수 있는 현지식인 달밧을 비롯해 볶음밥 등으로 대부분의 식사를 해결했다. 생각보다 양이 많고 달밧의 경우는 모자라면 리필도 해준다. (리필해서 먹은 적은 없을 정도로 양은 충분히 나온다)

달밧은 달(녹두 수프) + 밧 (밥) 인데 은근 괜찮다. 한국의 백반같이 조금씩 내용물은 다를 수는 있어도 기본적으로 밥과 녹두스프, 그리고 몇 가지 밑반찬이 나오는 식이다. 정 입맛에 안맞다면 한국에서 절인 깻잎 등을 준비해서 가는 것도 괜찮다. 나도 깻잎을 준비해서 갔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다.

트레킹 중 이정표는 어느정도 잘 되어 있는 편이라 중간에 길을 잃을 일은 많지 않다. 다만, 만약을 위해 maps.me 등의 앱을 깔고 오프라인 지도를 깔아 놓으면 안심이 된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대표적 트레커용 앱이다.
또한 날씨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 꼭 비를 막을 수 있는 기능성 하드쉘과 배낭 레인커버는 챙겨가는 것이 좋다. 비옷도 괜찮겠지만 개인적으로 비옷은 습기가 너무 차고 펄럭이는 것이 싫어서 산행에는 선호하지 않는다.
드디어 포레스트 캠프 도착. 고도 2550이며, 마르디 히말을 가는 대부분의 트레커가 이 곳에서 1박을 하게 된다. 그만큼 여러 롯지가 모여 있다. 가능하면 사람이 몰리지 않는 롯지를 선택하는 것이 팁이라면 팁인데, 이 곳은 태양열로 전기를 사용하는터라 사람이 몰린다면 사용 가능한 전력이 부족하게 되어 충전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식사에도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된다.
첫번째로 방문한 롯지에서 방값을 1000루피를 부르길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 문 군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흥정한 결과 500루피로 흥정한 롯지에서 머물게 되었다. 이후 흥정은 문 군의 몫이 되어버렸다. (고맙다)
https://www.youtube.com/watch?v=pXvANZiMXYU
포레스트 캠프






대충 씻고 개인정비를 하려는데 한가지 실수를 한 것을 깨닿게 되었다. 짐을 줄인다고 슬리퍼를 챙겨오지 않은 것. 별 수 없었다. 항상 완벽할 수는 없으니 감수해야 했다.




아직까지는 준비해간 침낭을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기온이 춥지는 않았다. 마련된 이불로도 충분히 꿀잠을 잘 수 있었다.

대충 일곱시 쯤 식사를 하고 더 이상 할 것도 없는지라 숙소에 누워서 쉬다가 잠들었다. 핸드폰도 잘 터지지 않는 터라 디지털 디톡스는 덤.
네팔 트레킹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한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트래킹을 한다면 가급적 Nepal Telecomm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왠만한 롯지 등에서 핸드폰이 어느 정도는 터진다. 다만.. 나 처럼 Ncell을 선택하면 디지털 디톡스를 경험하게 된다.
여기까지 트레킹 첫날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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