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여행 #4 - 트레킹 2일차. 하이캠프에서 마차푸차레를 보다. (4/17)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음 / 모든 영상은 4K로 시청 가능.
포카라 에서 택시 이용하여 담푸스(1700)에서 하차 --> 피탐 데우랄리를 거쳐 포레스트 캠프(2550)에서 1박
--> 로우캠프 (2970) 를 거쳐 하이캠프 (3550) 에서 1박
--> 마르디히말 뷰포인트 (4200) 찍고 로우캠프를 거쳐 시딩(1700)까지 하산 후 지프를 이용해 포카라로 복귀
우선 전날 아침을 예약해둔대로 포레스트 캠프의 롯지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
여기까지 읽었다면 알겠지만, 필자는 먹을것을 거의 가리지 않는다. 어지간한 괴식이 아니고서야 대충 배 채우는데 문제가 없으면 된다.
숙소에서 아침식사라고 해서 예약한 음식은.. 감자조림(?)+계란+빵.. 비슷한 것? 인데 꿀을 곁들여 먹으니 먹을만 했다.
물은 전날 사둔 물을 조금 씩 마시면서 식사를 마쳤다. 롯지에서는 물 한 잔도 모두 돈이다. 보통 1L에 150~250루피 정도 한다. 당연히 올라갈 수록 비싸지고, 뜨거운 물은 조금 더 비싸다.
여튼 아침은 가볍게 먹고 출발.
포레스트 캠프의 고도도 그렇지만 이제부터 고산증세가 나타나는 일정이기도 해서 조금은 긴장하며 트레킹을 하기 시작했는데 사실 하이캠프(3550)까지는 전혀 고산증세를 느끼지 못했다. 조금씩 숨이 가빠오긴 했지만 그건 어쩔 수 없었고..
로우캠프까지는 어제와 같이 울창한 숲길이며, 로우캠프를 지나면서 부터 하이캠프까지는 풍경이 트이면서 상쾌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였는데..
사실 하이캠프 까지 가는 길 까지 날씨가 좋지 못해 오르면서 탁 트인 풍경은 보기 어려웠다. 기대했던 것과는 조금 달라 다소 아쉬웠지만 그러려니 하는 수 밖에.
그래도 울창한 수목과 군데군데 피어 있는 야생화들 덕분에 눈이 심심하지도 않고, 가끔씩 비도 오고 우박도 내려주는 탓에 다양한 경험을 하긴 했다. 오히려 적당한 악천후라서 트레킹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기도 한 것 같다.
로우캠프는 대략 해발고도 3000m 쯤에 위치해 있고, 보통 고산증세가 3000m 정도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고산 증세는 사실 체력하고는 별 상관이 없다고 하고, 몸이 (산소 농도가 낮은) 고산에서 적응하느냐 못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래서 급격하게 고도를 올리면 고산 증세가 오기 쉽다고 하는데 일단 나는 하이캠프까지는 딱히 별 문제가 없었다.
<간단히 아침 산책 후, 다시 산행>
물론.... 올라갈 수록 숨이 조금씩 더 차는 경향은 있다. 영상 내내 보는 사람 불편하게 헉헉이는 것이 단순히 힘들어서도 있지만 조금은 산소의 농도 탓일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이건 후에 이야기 하겠지만, 하이캠프에서 마르디 히말 뷰포인트까지 가는 중에 더 확실하게 느껴지긴 했다.
<Low Camp까지.>
사실 힘들어서 하이캠프까지 가는 동안 사진은 얼마 찍지 못했다. 그냥 동영상 정도만 간간히 찍을 뿐. 계속 연속되는 숲길이기도 하고, 사진 보다는 영상이 그나마 걸었던 그 길을 기억하기에 적당한 듯 싶었다. 하지만 영상 편집에는 젬병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이어 붙이는 것 뿐.. 온전히 그 아름다운 숲길을 담지 못하는 실력이 원망스럽지만 별 수 없다.
Low camp는 2970m에 위치해 있고 하산시에는 여기서 길이 갈라져서 왔던 길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고, 시딩이라는 곳으로 내려갈 수 있다. 즉, low camp까지는 하산시에 거쳐야 하는 길. 우리는 일단 도착시간이 점심 먹기엔 너무 일러 차 한잔만 하고 다시 일어나서 3200 즈음의 바달단다 정도에서 점심을 먹기로 결정.
로우 캠프에 도착하고 보니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설산이 잠깐 비춘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네팔에 오고나서 날씨가 계속 좋지 않았기에 처음으로 보는 광경이라 나도 모르게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설산이 뭐라고.. 이렇게 환호할만한 것인가 싶지만, 트레킹 내내 설산에 둘러 쌓인 모습을 상상했기에 살짝 보이는 것만으로도 환호할 수 밖에 없었다. 조금씩 보상을 받는 기분.
영상 말미에 보이는 차는 트레킹 중 가장 즐겨 마신 진저 레몬 티. (레몬 생강차) 고산증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고, 달달하고 새콤해서 마시면 힘이 나기도 한다. 차 한 잔에 대충 2000원 아래라고 생각하면 된다.
<구름 속을 걷기도 하고, 비도 맞고, 우박도 보고>
영상에서 보다시피, 하이캠프로 가는 길에 가까울 수록 능선길을 따라 걷는 코스가 많아지게 된다. 이 때 부터 날씨가 아주 다이나믹해지는데 구름 속을 걷고, 비도 맞고, 심지어는 영상 말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우박도 경험하게 된다. 정말 다행히도 우박을 만났을 때는 점심 식사를 하러 한 롯지에 들러 음식을 주문하고 쉬고 있을 때 였는데 비가 내리다가 갑자기 굉장한 소리가 들려(영상에서는 소리를 많이 줄였다) 밖에 나가보니 우박이 엄청나게 내리고 있었다.
어찌나 다이나믹하던지 날씨가 안좋아서 아쉬웠던 느낌은 여기서 다 벗어버리게 되었다. 오히려 운이 좋아서 트레킹 중에 다양한 날씨를 경험하게 되는구나 싶었다.
사실 롯지 어디를 가나 식사가 빨리 나오는 편은 아니다.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편이고, 숙박을 할 경우에는 미리 주문을 해 놓는게 여러모로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가 있다. (아마도 주문이 들어가면 그 때부터 밥짓기를 시작하는듯 했다. 수요를 예측하기 힘든 탓도 있겠지만 주문할 수 있는 식사 종류가 생각보다 많기도 해서 그럴 수도 있다)
여기서 각자 점심거리를 시켰는데, 나는 볶음밥을 시켰다. 시킨지 한시간쯤 되어서야 겨우 나온듯 싶었는데 식사가 늦게 나온 덕분에(!) 우박을 피할 수가 있었다. ㅎㅎㅎㅎ
롯지 어딜 가나 음식이 괜찮은 편인데 저기서 먹은 볶음밥 또한 훌륭했다. 양도 만족스러웠고, 밥알 하나 하나 고르게 볶아진 느낌이 아주 좋았다. 맛도 훌륭했다. 중식 볶음밥의 간 정도를 생각하면 되는데 쌀 특성상 질감이 조금 더 드라이한 느낌이라고 하면 되려나? 여기에 볶음고추장과 깻잎까지 더하니....
식사를 마쳤으니 이제 다시 하이캠프로.
날이 험해서 따로 사진보다는 영상을 위주로 남겨 보았다.
하이캠프로 가는 길은 능선길이고, 여지껏 숲이 우거진 길을 걷다가 고지대로 오니 큰 수목은 잘 보이지 않고 풍경이 많이 달라진 느낌이 많이 들었다. 길 옆은 낭떠러지 수준이라 혹시라도 야간에 산행한다면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역시 고산이라 그런지 조금만 걸어도 숨이 차는 것이 더욱 느껴진다.
열심히 비도 맞고.. 구름 속을 헤쳐나가며 결국 하이캠프 입성.
이 날은 여러 롯지에 사람이 많이 차는 바람에 부득이 한 방을 같이 쓸 수 밖에 없었다. 2인 1실. 900루피.
문군이 큰 침대를 양보해서 편하게 잘 수 있었다.
기온이 포레스트 캠프보다는 추워진 것 같아서 숙소에 있는 이불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침낭을 꺼냈다.
이번에 가져간 침낭은 국산 베이스침낭의 750g짜리 3계절용 Warmest 380 superlight. (내한 0도)
딱 오늘 하루 쓰려고 침낭을 가져온 셈인데 안가져왔으면 꽤 많이 춥게 잤을듯. 고산에서는 특히나 컨디션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고 주워 들었기 때문에 가져왔는데 확실히 잘 한 선택인듯.
날이 계속 좋지 않아서 저녁 먹을 때 까지 방에서 쉬려다가 조금씩 날이 밝아져오길래 오후 5시쯤 나가봤더니 살짝 구름이 걷히면서 안나푸르나 남봉이 보이기 시작.
마차푸차레 쪽은 아직 구름이 개진 않았지만, 멋진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드디어 살짝씩 모습을 드러내는 마차푸차레.
여기까지... 정말 단시간동안 하늘이 열려서 ... 아마.. 30분~1시간 정도 였던 것 같다. 사진에선 확인할 수 없지만 그 순간에 롯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나와서 풍경을 감상하고 사진을 찍었지만.. 정말 짧은 시간동안만 맛을 보여주며.. 더 멋진 풍경은 아꼈다 내일 보라는듯이 다시 구름 속으로 사라져가고.. 날도 슬슬 저물기 시작했다.
아쉬움을 남기고 쉬다가 롯지에서 저녁식사.
<하이캠프에서>
새벽 4시에는 일어나서 뷰포인트(3550 -> 4200) 까지 산행을 해야 했기에 저녁을 먹고 들어와 일찍 자려는데
하늘이 또 열리는듯 해서 급하게 또 카메라를 챙겨서 롯지 앞마당에서 촬영 시작.
12mm 렌즈를 챙겨오길 너무 잘했다. 잠시나마 마차푸차레와 밤하늘의 별을 담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니..
딱 이 몇 컷을 위해 800g짜리 삼각대를 챙겨서 낑낑대며 올라왔는데 고생하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다.
새벽 일찍 출발해야 해서 아쉽지만 여기까지 찍고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https://no-fuck-no-life.tistory.com/24
네팔 여행 #1 - 카투만두에서의 하루. 4/14
드디어 네팔 여행 시작의 아침이다. 꼼꼼히 체크한다고 해도 꼭 뭐 하나씩 빠지기 마련인데 난 뭘 열심히 짐에 때려 박았는지 배낭 무게가 13kg가 넘어가버렸다. 물론 카메라, 렌즈, 삼각대까지
no-fuck-no-life.tistory.com
https://no-fuck-no-life.tistory.com/25
네팔 여행 #2 - Pokhara로.. 4/15
네팔의 포카라는 안나푸르나 지역 트레킹/등정의 관문 도시이며 네팔의 휴양도시이다. 네팔에서 트레킹을 한다면 일반인은 크게 3 지역을 이야기 할 수 있는데에베레스트로 대표되는 쿰부 히말
no-fuck-no-life.tistory.com
https://no-fuck-no-life.tistory.com/26
네팔여행 #3 - 마르디히말 트레킹 1일차 (4/16)
네팔에는 수 많은 트레킹 코스가 있다. 네팔에서의 첫 트레킹이라 예전부터 ABC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코스를 가보고 싶었지만, 한정된 일정으로 진행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겠다 싶어 괜히
no-fuck-no-life.tistory.com